12.29.2020

Leather & Wood

2020년 12월 McCoy's Coffee
iPhone7
Leather & Wood
Leather & 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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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a

2020년 12월 Dukes Coffee
iPhone7
Calla
Ca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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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2020

An Ordinary Day

 
2020년 11월 Dukes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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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Ordinary Day
An Ordinar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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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2020

누구를 위해서 쓰는가?

(중략) 단지 내가 작가가 되고 정기적으로 책이 출간되는 동안에 한가지 몸으로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쓰든 결국 어디선가는 나쁜 말을 듣는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긴 소설을 쓰면 '너무 길다.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반으로 줄여도 충분하다'라고 하고, 짧은 소설을 쓰면 '내용이 얄팍하다. 엉성하다. 명백히 태만한 티가 난다'라고 합니다. 똑같은 소설을 어떤 곳에서는 '같은 얘기를 되풀이한다. 매너리즘이다. 따분하다'라고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전작이 더 낫다. 새로운 시도가 겉돌고 있다'라고 하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이미 이십오 년 전쯤부터 '무라카미는 시대에 뒤떨어진다. 이제 끝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불평을 늘어놓는 쪽에서야 간단하겠지만(생각나는 대로 입에 올릴 뿐 구체적인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되니까) 그런 말을 듣는 쪽에서는 일일이 진지하게 상대했다가는 우선 몸이 당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절로 '뭐든 상관없어. 어차피 나쁜 말을 들을 거라면 아무튼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대로 쓰자'라고 하게 됩니다.
리키 넬슨이 만년에 발표한 노래 <가든파티>에는 이런 노랫말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 없다면
나 혼자 즐기는 수밖에 없지

이런 기분, 나도 잘 압니다. 모두를 즐겁게 해주려고 해봐도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오히려 나 자신이 별 의미도 없이 소모될 뿐입니다. 그러느니 모른 척하고 내가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 만일 평판이 좋지 않더라도, 책이 별로 팔리지 않더라도, '뭐, 어때, 최소한 나 자신이라도 즐거웠으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즈 피아니스트 텔로니어스 멍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할 말은 네가 원하는 대로 연주하면 된다는 거야. 세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런 건 생각할 것 없어. 연주하고 싶은 대로 연주해서 너를 세상에 이해시키면 돼. 설령 십오 년, 이십 년이 걸린다고 해도 말이야."
물론 나 자신이 즐거우면 그게 결과적으로 뛰어난 예술 작품이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말한 것도 없지만, 거기에는 준열한 자기 상대화 작업이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지지자를 획득하는 것도 프로로서 필수 조건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만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면 그다음은 '나 자신이 즐길 수 있다'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합니다. 즐겁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이란 아무리 살아봤자 별로 즐겁지 않기 떄문입니다. 그렇잖아요? 기분 좋다는 게 뭐가 나빠? - 라는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간다고나 할까요.
- 村上春樹,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中

11.09.2020

Cafe: Focus On

2020년 10월 Perce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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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Focu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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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2020

Morning Sunshine

2020년 10월 Coal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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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ning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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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2020

유연한 영혼

《해변의 카프카》라는 장편소설의 대략적인 구상이 떠올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열다섯 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쓰자'는 것이었다. 어떤 이야기가 될지 전혀 알 수 없지만(나는 늘 어떤 이야기가 될지 예상하지 않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어쨌든 한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자, 라고. 그것이 이 소설의 바탕을 이루는 주제였다. 지금까지 내 소설의 주인공은 대부분 이십대에서 삼십대 사이의 남성으로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에 살고,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혹은 실업 상태였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그들은 결코 높이 평가받는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 시스템의 주류에서 벗어난 지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독자적이고 개인적인 시스템과 그들만의 독자적이고 개인적인 가치관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일관성을 유지하며 상황에 따라서 강해질 수도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묘사해온 것은 대체로 그런 라이프스타일이고 그런 가치관이며 그들이 살면서 개인적으로 겪어나가는 그런 세상사였다. 그들의 눈으로 보는 이 세계의 실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소년의 이야기를 쓰고자 한 까닭은 소년이란 '변할 수 있는' 존재이며 그 영혼이 아직 한 방향으로 고정되지 않은 유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 같은 것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런데 정신이 끝없는 자유를 모색하여 갈피를 못 잡는 데 반해 육체는 무서운 속도로 성숙을 향해 치달린다. 나는 그렇게 영혼이 흔들리고 움직이는 상황을 픽션이라는 그릇 속에서 세밀하게 그려내보고 싶었다. 한 인간의 정신이 과연 어떠한 이야기 안에서 형성되어가는가, 어떠한 파도가 어떠한 지점으로 그들을 실어나르는가, 나는 그것을 그려내고 싶었다.
(중략) 다무라 카프카는 고립무원의 상태에서 집을 뛰쳐나와 거칠고 황량한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거기에는 그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힘이 있다. 그것은 어떤 경우에는 현실 속의 힘이며 어떤 경우에는 현실을 넘어선 곳에서 밀려오는 힘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영혼을 구제하려 애쓴다. 혹은 결과적으로 구제한다. 그는 세계의 끝까지 휩쓸려가 제 힘으로 되돌아온다.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예전의 그가 아니다. 그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 있다.
- 村上春樹, 잡문집 中

10.14.2020

Pictures

2020년 10월 Plouf (Top)
2020년 10월 Deus Ex Machina (Bo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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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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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2020년 10월 Coalmine (Top)
2020년 10월 Deus Ex Machina (Bott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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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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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2020

Lily

2020년 10월 Coal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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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
On my way to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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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020

Kind Of Blue

2020년 10월 Moritzpla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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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d Of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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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2020

나태라는 트럼프

나의 수많은 악덕 중에서 가장 몹쓸 악덕은 나태이다. 이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내 나태는 어지간한 수준이다. 적어도 나태에 관해서 만큼은 진짜다. 설마하니 그렇다고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정말이지 스스로도 한심하다. 이것이 나의 최대 결함이다. 분명 부끄러운 결점이다.
나태만큼 이리저리 발뺌이 가능한 악덕도 적다. 와룡(臥龍). 나는 생각하는 중이다. 낮에 켜놓은 등. 벽면 9년. 좀 더 구상하고 책상을 다듬는다. 때를 기다린다. 현자가 바야흐로 움직이려 하면 반드시 몸을 낮추어 현명한 티를 내지 않는 법이다.
숙고. 결벽. 과잉집착. 나의 괴로움을 모르겠나. 해탈. 무욕. 때가 때라면, 그렇지? 침묵은 금. 세상사 번거롭고. 구석의 초석. 때는 아직 무르익지 않고.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누워 있으면 넘어질 염려 없다. 무봉천의 도리 말하지 않더라도. 절망. 돼지 목에 진주. 일조 유사시에는. 까다롭게 따지지 않고 애매하게 표현하는 나라. 웃겨. 대기만성. 자긍, 자애. 마지막 남은 것에 복이 있다. 왜 그들이라고 생각이 없겠는가. 사후의 명성. 즉 고급인 거지. 명배우니까 말이지. 청경우독(晴耕雨讀). 세 번 고사하고 안 움직임. 갈매기는, 저것은 벙어리 새입니다. 하늘을 상대하라. 앙드레 지드는 부자겠지?
모두 게으름뱅이의 핑계이다. 나는 사실 부끄럽다. 고뇌고 뭐고 없다. 왜 안 쓰나? 사실은 몸의 상태가 조금 안 좋아서, 라고 궁지에 몰려서 눈을 내리깔고 애처롭게 고백하곤 하지만, 담배를 하루에 오십 개비 이상 태우고, 술은 마셨다 하면 보통 한 되 이상 쉽게 마시며, 그리고 나서 오차즈케를 세 공기나 쑤셔 넣는 그런 병자가 어디 있어. 요컨대 게으른 것이다. 언제까지고 이래서는 나는 도저히 가망 없는 인간이다. 그렇게 단정 짓는 것은 나로서도 괴롭지만, 더는 자신을 응석받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괴로움이니 고매라느니 순결이니 순수이니, 그런 말은 이제 듣고 싶지 않다. 쓰라고. 만담이든, 콩트든 상관없다. 쓰지 않는 것은 예외 없이 나태해서다. 어리석고 어리석은 맹신이다. 사람은 자기 이상의 일도 할 수 없고, 자기 이하의 일도 할 수 없다. 일하지 않는 자에게는 권리가 없다. 인간 실격, 당연한 일이다.
- 太宰治, 나태라는 트럼프 中

9.17.2020

9.12.2020

Dune



Dune 2020
Denis Villeneuve, Timothee Chalamet, Rebecca Ferguson

A mythic and emotionally charged hero's journey, 'Dune' tells the story of Paul Atreides, a brilliant and gifted young man born into a great destiny beyond his understanding, who must travel to the most dangerous planet in the universe to ensure the future of his family and his people. As malevolent forces explode into conflict over the planet's exclusive supply of the most precious resource in existence - a commodity capable of unlocking humanity's greatest potential - only those who can conquer their fear will survive.

9.10.2020

Good Design Cafe Vol.3

Good Design Cafe Vol.3
空間をたしなむカフェ巡り

유명 카페들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소재로 한 일본 잡지다. 카페는 물론이고, 요즘에는 콘텐츠 기획에도 관심이 많아져 잡지 내용에 관심을 두고 유심히 보았다. 관심이 없는 사람도 SNS를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였지만, 카페에 관한 간단한 소개부터 주요 인테리어 설명까지 알찬 내용의 잡지였다.

9.06.2020

Braunhaus

2020년 9월 Braunh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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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unhaus
Braunha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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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3.2020

성장

과민한 방어 체계는 궁핍함을 낳는다. 다시 말해, 본질적으로 특수한 문제들을 계속 일반화하면 삶의 발전을 꾀할 수 없다. 위협을 지나치게 빨리 지각할 때, 폭발성을 지닌 과거에 대한 불안 때문에 현재 그 기억을 어렴풋이 건드리는 모든 것에 공격성을 드러낼 때, 우리는 쇠약해진다.
(중략) 방어적 태도를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그렇지 못한 현실에 날카롭게 주목하고, 어떤 것들에 강한 부정적 견해를 품게 되는 것이 매우 정상적이라는 것을 너그럽게 깨닫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예술작품들을 창조한 사람들의 외견상 이질적인 사고방식을 보다 편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다.
(중략) 방어적인 태도를 해소하는 세번째 단계는, 처음에는 아무리 미약하고 보잘 것없더라도 예술가와 자신의 사고방식에서 연결점을 찾는 것이다.
(중략) 다시 말해, 관람자가 어떤 종류의 예술을 이해하는 능력을 쌓으려면 누군가가 관람자의 경험 중 아주 취약한 부분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때 흥미와 즐거움이 언뜻 스친다면 이는 그 대상 또는 그것을 만든 예술가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음을 의미한다. 적절한 자극이 있다면 우리는 작품을 창조한 사람의 사고방식과 우리 자신의 가치관 및 경험이 아주 잠깐이라도 설핏 겹치는 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
(중략) 처음에 낯설게 느껴지는 예술작품의 가치는, 그런 예술을 통해, 익숙한 환경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우리 인류와 충분히 교류하려면 반드시 알아야할 생각과 태도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다. 전적으로 세속적이거나 평등주의적인 우리 자신의 중요한 부분을 일깨우지 않으며, 예술계가 찌르고 치근대고 좋은 의미로 도발할 때까지 내처 겨울잠을 잔다. 이질적인 예술 덕분에 나는 내 안의 종교적 충동, 내 상상력이 허락하는 한에서의 귀족적인 면, 통과의례를 경험해보고픈 욕구를 발견할 수 있으며, 그런 발견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의식을 확장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모든 장소, 모든 시대에 우리 앞에 진열되어 있진 않다. 이질적인 것과의 연결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 알랭 드 보통, 영혼의 미술관 中

7.30.2020

고뇌의 연감

(중략) 초등학교 4학년인가 5학년 때쯤 막내 형한테서 데모크라시라는 사상을 들었다. 어머니까지 데모크라시 때문에 세금이 많이 올라서 소작을 거의 전부 세금으로 빼앗긴다고 손님들한테 푸념하시는 것을 듣고, 나는 그 사상에 마음 약하게도 허둥댔다. 그리고 여름이면 머슴들의 마당 풀 깎기를 돕고, 겨울이면 지붕에서 눈 내리는 일 등을 거들면서 머슴들에게 데모크라시 사상을 가르쳤다. 그러다가 이윽고 머슴들이 내 도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깎은 풀은 나중에 다시 깎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 같다.

이또한 1918~19년경의 이야기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부터 삼십 년 정도 전에 일본 본토 북단의 한촌 어린아이한테까지 침투했던 사상과, 현재 이 1946년에 신문 잡지에서 칭송되고 있는 신사상은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뭔가 바보 같은 느낌이란 이것을 말한다.
1918~19년의 사회 상황은 어떠했는가. 그리고 그 뒤 데모크라시 사조는 일본에서 어떻게 되었는가. 그것은 적절한 문헌을 조사하면 알겠지만, 그러나 지금 그것을 보고하는 것은 이 수기의 목적이 아니다. 나는 항간의 작가이다. 내가 하는 얘기는 늘 나라고 하는 작은 개인의 역사 안에 머물러 있다. 그것을 답답해하거나, 나태하다고 욕하거나, 혹은 비속하다고 조소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나, 그러나 후세 사람이 우리가 겪은 이 시대의 사조를 살필 때 소위 역사가들이 쓴 책보다 우리가 늘 쓰는 한 개인의 하찮은 삶의 묘사 쪽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우습게 볼 게 아닌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저런 사회사상가들의 추구나 단안에 개의치 않고 나라는 한 개인의 사상사를 여기에 쓰고자 싶다.
소위 사상가들이 쓴 '왜 나는 무슨무슨 주의자가 되었는가' 등과 같은 사상 발전의 회상록 또는 선언문을 읽어도 나는 도대체가 빤히 속이 들여다보여서 허망하다. 그들이 그 무슨무슨 주의자가 된 데에는 반드시 무언가 하나의 전기가 있다. 그리고 그 전기는 대체로 드라마틱하다. 감격적이다.
나는 그것이 거짓말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믿고 싶다고 몸부림쳐도 내 감각이 납득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이지, 그들의 드라마틱한 전기에는 질려버렸다. 닭살이 돋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시원찮은 억지에 지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이제 내 사상사를 쓰면서 그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억지구실만은 안 쓰려 한다.
나는 사상이라는 단어 조차에도 반발을 느낀다. 하물며 사상의 발전 따위 같은 이야기에는 짜증이 난다. 금세 들통날 서투른 연극같이 느껴지는 것이다.
숫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저한테는 사상 따위 없습니다. 그저 좋다, 싫다 뿐이지요."
나는 나로서 잊지 못할 일만을 단편적으로 쓰려고 한다. 단편과 단편 사이를 연결시키려고 그 사상가들은 뻔한 거짓 설명에 몰두하지만, 속물들은 그 틈을 메운 저질스러운 거짓 설명이 더없이 고마운 듯, 찬탄과 갈채를 그 부분에 보내는 것 같다. 정말이지 나로서는 짜증이 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속물이 묻는다.
"당신의 그 유년 시절의 데모크라시는 그 뒤 어떤 형태로 발전했나요?"
나는 멍청한 얼굴로 대답한다.
"글쎄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는데요."
- 太宰治, 고뇌의 연감 中

7.28.2020

Immute

2020년 7월 Imm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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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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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2020

Akashiya 菓子店

2020년 6월 Akashiya 菓子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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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shiya 菓子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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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2020

Contact

2020년 5월 Cont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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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ct
Cont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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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2020

Granhand Marine Orchid

Sometiems you win, Sometimes you learn

Granhand
향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우리에게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각인시키고 나아가 우리 삶 속에서 많은 부분을 결정합니다. 그랑핸드는 이러한 향의 가치를 믿으며 이를 매개로 한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향의 일상화를 꿈꿉니다. 느리거나 완벽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영역에서 그랑핸드만의 경험 가치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며, 쉽게 소비되고 잊혀질 무언가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뚜렷한 존재감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마음과 온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Though you can not seize nor hold the smell, it has a decisive effect on the matter of our memory and emotion and believes on its vitally of influences on our decision among our lives. Granhand gives faith towards the value of the fragrance and consistently pursues to make the scent part of our regular living. Although it may be slow nor has perfection, the variety of contents that our brand is offering will build the unique value of the experience that no other brand will possess. Granhand will not be a product where it vanishes with ease nor be neglected. It will continuously illuminate with a distinct presence and yield to warm people’s mind.

Marine Orchid
인적이 드문 해안도로에서의 드라이빙
서핑보드에 앉아 두 다리를 흔들어 바다 표면을 흩뜨렸다. 자잘하게 햇빛이 반사되는 물결 사이로 어렴풋한 바닷속을 내려다본다. 방금 들어갔다 나왔는데도 밖에서 보는 바다는 깊이감이 없어 다시금 속이 궁금해진다. 서핑보드에서 내려오자 온몸으로 전해지는 차가움에 짧은 숨을 들이쉬고 바다 아래로 헤엄쳤다.

Driving down the lonesome coast
Sitting on a surf board. I make waves on the sea with my legs. I see the bottom of the sea through the waves reflecting the sun. I wonder about the deep ocean although I was just in it. As I climb down the surf board, the coldness enamors my body. I take a short breath and swim into the ocean.

5.14.2020

Pebbles

2020년 4월 30일 Moritzpla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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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s
Peb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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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ooks

2020년 4월 30일 Moritzpla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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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2020

나의 할머니, 오효순

몸시 아프던 날 나를 들쳐 업고 달리던 땀에 젖은 등자락
이제 난 알지 돌아가셨어도 나에게 누나에게 살아있음을
어머니, 아버지에게 숨 쉬는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 루시드 폴,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中

Her sweaty back carrying me on when I was very sick.
Now I know she is still with me and my sister though she went to the heaven.
Grandma's breathing heart is wide as the ocean to my mom and dad.
- Lucid Fall, Grandma's Heart Is Wide As The Ocean 中

아픈 할머니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할머니와 교감의 시작이었다. 치매 초기에 혈기 왕성한 헐머니는 이유 없이 집을 나서 거리를 방황하셨고 방에 있는 서랍을 모조리 꺼냈다 넣기를 반복하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하셨다. 당신을 찍는 것에 육두문자를 남발하는 할머니 앞에서 나는 카메라가 폭력은 아닐까 망설인 적도 많았다. 내가 고민의 결론을 내리기 전에 할머니께서 먼저 카메라를 신경 쓰시지 않게 되었다. 할머니와 나는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벽을 허물었다.

The idea of documenting my grandmother's daily life was the point I started communing with her. At the early stages of dementia, she wandered around the streets without any reasons and repeated strange actions such as taking in and out stuff from the desk drawers. Often, she cursed me while I took her pictures, which made myself ask whether my intent is a kind of violence. She, however, started not caring of my camera before I answer the question. The wall between me and my grandmother was finally torn down by the camera.

할머니는 점점 기력이 쇠하셔서 걷지 못하게 되었고 가끔은 나의 존재를 그리고 가족을 몰라보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는 카메라를 놓고 바쁜 일상에 쫓겨 살았지만 어머니께서는 변함없이 할머니를 돌보셨다. 흑백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며 간직했던 할머니의 형상이 화석이라도 된 듯 야윈 할머니의 모습만이 남았을 때 나는 의무감처럼 할머니를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As time went by, sh gradually became too weak to walk by herself and sometimes could not recognize me and our family members. At some point I stopped documenting her and led my busy life, but my mother kept taking care of her. And one day, I found that she lost almost all of her weight and only her skeletons remained on her body. Out of a sense of duty, I started recording her into the frame again.
- 김선기, 나의 할머니, 오효순 中

3.21.2020

GSTV KLMT

2020년 3월 16일 Moritzpla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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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TV KLMT
GSTV KL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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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idden Life



A Hidden Life 2019
Terrence Malick, August Diehl, Valerie Pachner

From visionary writer-director Terrence Malick comes this story based on real events, about an unsung hero, Franz Jagerstatter, who refused to fight for the Nazis in World War II. Although the Austrian farmer is faced with the threat of execution for treason, his unwavering beliefs and his love for his wife Fani and their three children keep his spirit alive.

Slit Seoul

2020년 3월 2일 서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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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it Seoul
Slit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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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y

2020년 2월 26일 행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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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y
Woody(Male/Labr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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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2020

불안의 책 II

171. (중략) 모든 것은 결국 주어진 상황에 의해 좌우된다. 거리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을 구경하러 주방에서 달려나온 요리사가 그로 인해 느끼는 즐거움은, 내가 매우 독창적인 주제에 대해 사색하거나 아주 수준 높은 책을 읽거나 아무 소용 없는 꿈에 잠긴 채 만족스러워하며 얻는 즐거움보다 더 크다. 삶이 기본적으로 단조로운 것이라면, 요리사는 나보다 훨씬 빈번하게 또 훨씬 수월하게 단조로움에서 벗어난다. 요리사와 나, 어느 쪽에 진실이 있는지 따질 수는 없다. 진실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다만 행복이 요리사 쪽에 있다는 건 확실하다.
자신의 삶을 아주 단조롭게 만든 이는 현명하다. 그에게는 사소한 일들 하나하나가 경이롭다. 사자 사냥꾼은 세번째 사자를 잡은 이후에는 더이상 모험심을 느끼지 못한다. 반면 요리사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싸움박질 하나에도 세상의 종말 같은 자극을 느낀다. 리스본을 한 번도 떠나보지 못한 사람이 전차를 타고 벤피카까지 간다면 마치 무한대로 가는 여행처럼 느낄 테고, 어쩌다 신트라까지 가는 날에는 화성에라도 가는 기분일 것이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여행자는 길을 떠나 5천 마일 이상을 가면 새로운 것을 전혀 발견하지 못하는데, 항상 새로운 것만 마주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새로운 것이 계속되는 일상의 일부가 되고, 두번째로 발견한 새로운 이후에는 새로움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은 바다에 빠지고 만다.
진정 현명한 사람이라면, 읽을 줄 모르고 말상대가 없더라도, 자신의 감각과 결코 슬퍼할 줄 모르는 영혼만 갖고서 의자에 앉아 온 세상의 구경거리를 즐길 수 있다.
존재가 단조롭지 않도록 존재를 단조롭게 만들자. 지극히 무미건조한 것들로 일상을 채워 아주 사소한 일도 재미나게 하자. 언제나 똑같이 따분하고 의미 없는 일을 하는 회사의 근무시간 동안 나에게는 탈출의 환상이, 머나먼 섬에 대한 꿈의 자취가, 다른 시대의 공원에서 열리는 축제가, 다른 풍경이, 다른 감정이, 다른 내가 왔다 가곤 한다. 서류와 장부들 사이에서 나는 이 모든 걸 가졌더라면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니었으리라고 확신한다. (중략)
똑같은 하루하루가 반복되고 어제와 오늘이 머리털 한 올만큼도 다르지 않은 단조로움, 이거야말로 우연히 내 눈앞을 지나가며 나의 주의를 돌리는 파리 한 마리에도, 거리 한구석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도 즐거워하는 영혼을 선사해준다. 퇴근 시간의 자유로움과 휴일 하루의 무한한 휴식을 만끽하게 해준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므로, 모든 것이 되는 상상을 할 수 있다. 내가 만일 무언가 대단한 것이었다면, 그런 상상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회계사무원은 로마 황제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지만, 영국 왕은 그럴 수 없다. 영국 왕은 꿈에서조차 자신이 아닌 다른 왕이 될 수 없다. 그의 현실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책 中

2.04.2020

Compostela II


We walked for over a month, from Le Puy en Velay to Saint Jean Pied de Port in France. This video is about the scenery and people we met while walking Ca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