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면 날이 어둡다. 다른 해보다 올해는 날이 금방 어두워지는 것이 아쉬울 때가 많아졌다. 처한 상황이 상황인지라. 밝은 낮보다 해가 지면서 노을이 질 때부터 어두운 밤에 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스물 두살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날이 지는 것이 아쉽다. 아니, 어쩌면 하루 하루 틀에 박힌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쉬운 것일 수도 있다.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나는 야행성이다. 노을이 진 후 밤이 되면 왠지 모르게 깊어지는 감수성을 느끼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사소한 것들을 즐기는 것조차도 편하지만은 않다. TV를 보거나 컴퓨터를 할 때, 밥을 먹거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있을 때,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족쇄를 차고 있는 듯하다. 하루도 마음 편한 적이 없다.
크리스마스도 설래지 않을 것 같다. 캐롤도 신나지 않을 것 같다. 좀 더 고생하자. 내년부터는 다를 것이다. 이번 일만 잘 처리된다면 말이다. 내년 여행은 즐거우리라. 이 길고 긴 밤이 지나고 밝은 해는 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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