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2019

다른 방식으로 보기 III

7. (중략) 광고는 계속 연기되는 미래에 근거를 두기 때문에 현재를 배제하고, 그럼으로써 모든 생성과 발전의 여지를 아예 없애 버린다. 광고 안에서의 경험이란 불가능하다. 일어나는 모든 것은 광고 밖에서 일어나는 법이기 때문이다.
광고 안에서는 어떤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광고 안에서 사건을 실제처럼 만들어 주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이내 명백히 드러났을 것이다. 광고가 보여 주는 것들은 모두 장차 어떤 사람에 의해 획득되기를 기다린다. 획득한다는 것은 다른 모든 행동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고,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은 다른 모든 느낌들을 없애 버린다.
광고는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매우 중요한 정치적 현상이다. 그러나 광고가 참조하고 인용하는 것들은 넓은 영역에 걸쳐 있는 반면, 광고가 제공하는 것은 좁은 범위 안에 한정되어 있다. 그것은 획득할 수 있는 능력 이외에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다른 모든 인간의 기능이나 필요성은 이 능력에 비해 부차적인 것이 되어 버린다. 모든 희망이 한데 모이고, 동질화되고, 단순화된다. 그러게 모인 희망들은 정체불명이긴 하지만 강력하고, 물건을 살 때마다 반복되면서 마력적인 약속이 된다. 자본주의 문화 안에서 그와는 다른 종류의 희망이나 만족감 또는 쾌락은 어떤 것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기대될 수 없다.
광고는 이 문화의 생명이고 - 광고 없이는 자본주의 사회가 살아남을 수 없을 정도로 - 동시에 광고는 이 문화의 꿈이다.
자본주의는 다수의 관심을 가능한 한 좁은 범위 안에 가두어 놓음으로써 그 생명을 이어 나간다. 이것은 한때, 일단은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수탈로 달성되었다. 오늘날에 와서는 발전된 국가들에서 무엇이 바람직한 것이고 무엇이 바람직하지 않은가에 잘못된 기준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달성하고 있다.
-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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