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다기 보다 싫어할 수 없다는 쪽의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무슨 말 장난이냐고 하겠지만 엄연히 다른 표현이다. 전자의 표현은 앞으로 얼마든지 싫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후자의 표현은 말 그대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변할 수도 있는 거지만.
싫어할 수 없는 것이 사람마다 있을 수 있겠지만 극히 드물 것이다. 엄격히 말해서 가족같은 너무 당연한 것들을 제외하고. 그런데 그렇게 드문 것이 나에게도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처음에는 그것이 나에게 둘도 없는 아주 소중한 것이었지만 나중에는 고의적으로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싫은 적도 있었다. 그것을 싫어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 때는 얼마 되지 않았다. 다시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싫어하려고 해봤지만 쓸데없는 짓이다. 무모한 짓이다. 이런 것을 아이러니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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